[한국의 요괴/능력자 무당] 변신능력이 뛰어나며 다섯마리의 호랑이를 거느린 신령한 능력의 여인 노구화위남(老嫗化爲男)

노구화위남을 요사스럽고 신통력을 지닌 아름다운 무당의 모습으로 묘사한 이미지입니다.

 

1. 개요

노구화위남(老嫗化爲男)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기록된 기이한 인물로, 늙은 여인이 남자로 변했다는 전설적인 사건의 주인공입니다. 흔히 요괴나 괴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노구화위남은 엄연히 인간으로 분류됩니다. 같은 기록에 등장하는 노구화호(老嫗化狐)와는 전혀 다른 존재이며, 단순히 동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성별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 이야기가 전해지는 시점은 백제 온조왕 13년(기원전 6년)으로, 당시 수도였던 위례성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한 노파가 남성으로 변한 것과 동시에 성 안으로 다섯 마리의 호랑이가 들어왔다는 기록이 함께 전해집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변이(變異)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종교적 의미를 내포한 사건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노구(老嫗)라는 단어 자체는 단순히 나이 든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이지만, 이 인물이 단순한 평민이 아니라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존재였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며, 일부 연구자들은 이를 단순한 민속적 전승이 아닌, 고대 사회의 변화와 관련된 기록으로 보고 있습니다.

 

 

2. 전승

기원전 6년, 백제의 수도였던 위례성에서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백성들은 어느 날 한 늙은 여인이 갑작스럽게 남성으로 변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고 합니다. 더불어 같은 시기, 성 안으로 다섯 마리의 호랑이가 들어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우연의 일치인지, 혹은 어떤 인과관계를 내포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두 사건이 함께 기록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노구가 정확히 어떤 존재였는지는 기록이 부족하여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녀가 신령한 존재와 관련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일부 학자들은 노구가 고대 사회에서 활동하던 여성 무당(巫)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당시 무당은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존재로서 신비로운 능력을 가졌다고 여겨졌으며, 여성 무당이 남성으로 변했다는 것은 무당의 역할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이동하는 사회적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러나 『삼국사기』에는 무당을 의미하는 ‘巫’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구를 단순히 무당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요사스러운 능력을 지닌 노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타당할 수 있습니다.

한편, 노구화위남과 함께 등장하는 다섯 마리의 호랑이에 대한 해석도 분분합니다. 일부에서는 이 호랑이들이 노구가 신통력으로 부린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호랑이는 왕권이나 신성함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에, 노구의 변신과 호랑이의 등장 사이에는 어떤 상징적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노구화위남의 이야기는 단순한 기이한 사건이 아니라, 백제 초기 사회에서 일어난 어떤 변화를 반영한 전설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성별의 변화라는 특이한 요소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적·종교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더욱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노구화위남은 단순한 전설 속 인물이 아니라, 백제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3. 노구화위남이 생겨난 근본적인 이유

노구화위남이라는 전설이 생겨난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한 변이 현상이나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깊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 백제 사회는 국가 체제가 정비되면서 여러 계층 간의 역할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변화가 신화적 요소로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여성의 역할과 권한이 축소되거나 특정한 직군에서 배제되는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종교적 혹은 신앙적인 변화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초기 백제 사회에서 샤머니즘적 요소가 강한 신앙 체계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남성 중심의 정치 체계가 확립되면서 기존의 여성 주도적 신앙이 남성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노구화위남의 등장은 단순한 개인의 변이가 아니라, 백제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된 신화적 서술일 가능성이 큽니다.

 

 

4. 상징성과 연관성 추정

노구화위남의 이야기는 여러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선,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변화’라는 요소는 단순한 생물학적 변이를 넘어서, 당시 사회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제 초기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축소되고, 남성 중심의 정치·종교 체계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변화가 상징적으로 표현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이 변신과 동시에 등장하는 호랑이들의 존재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요소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호랑이는 왕권이나 신성함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호랑이의 등장과 노구화위남의 변신이 동시에 기록되었다는 점은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기이한 변화가 아니라, 국가적·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신화적 요소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5. 다섯 마리의 호랑이의 의미

다섯 마리의 호랑이가 등장한 것은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대 동아시아에서 ‘다섯’이라는 숫자는 오방(五方), 즉 동서남북과 중앙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국가 전체를 상징하는 숫자일 수 있으며, 따라서 이 호랑이들이 단순한 맹수가 아니라, 국가적인 변화와 연관된 존재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호랑이는 당시 백제 사회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존재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다섯 마리의 호랑이가 성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단순한 동물의 침입이 아니라, 어떤 신성한 존재의 개입이나 왕권의 변화, 혹은 정치적 정당성을 의미하는 사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다섯 마리의 호랑이는 백제 초기 국가 체제 정비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노구화위남의 모습을 묘사한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