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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요괴]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했으며 천정에 매달리거나 기둥 위에 올라가 숨어 있는 습성을 가진 노앵설(老鶯舌: 늙은 꾀꼬리 혀라는 뜻)

by 크리스탈칼리네이 2025. 3. 31.

1. 노앵설의 어원

노앵설(老鶯舌)이라는 단어를 풀이하면 "늙은 꾀꼬리 혀"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노(老)"는 늙음을 의미하며, "앵(鶯)"은 꾀꼬리를 뜻합니다. "설(舌)"은 혀를 의미하는데, 이는 말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노앵설이라는 이름 자체는 나이 든 꾀꼬리의 혀, 혹은 목소리를 가졌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일반적으로 꾀꼬리는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새로 알려져 있지만, 늙은 꾀꼬리는 쇠약해져 그 소리가 다소 기괴하게 변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노앵설이라는 명칭은 이 요괴가 비정상적으로 늙은 듯한 목소리를 내며, 동시에 신비로운 예지력을 가졌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고전 문헌에서 요괴들의 명칭은 종종 그 특징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구미호(九尾狐) 역시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라는 뜻이며, 이는 그 요괴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노앵설도 마찬가지로, 이상한 목소리를 내며 공중에 떠 있는 존재라는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2. 외모에 대한 이야기 - 왜 어린 여자아이로 설정했을까?

노앵설은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단순한 외형적 특징이 아니라, 이 요괴의 본질과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어린 여자아이라는 설정이 선택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전통적으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여성, 특히 어린 여자아이를 신비로운 존재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의 요괴 중에도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존재들이 종종 등장하며, 중국에서도 소녀 형상의 영적인 존재가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어린아이가 순수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갖춘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린 여자아이는 상대적으로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로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노앵설이 어른의 모습이었다면, 사람들에게 더욱 두려운 존재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모습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교적 경계심을 풀고, 이 요괴와 소통하려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용재총화에서도 노앵설은 사람들에게 길흉을 점쳐주고, 도둑맞은 물건을 찾아주는 등 적극적으로 인간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노앵설이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설정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 존재의 본질과 기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왜 그아이는 꾀꼬리같은 소리를 내며 공중부양을 할까?

노앵설의 특징 중 가장 신비로운 것은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공중에 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분석해 보면, 몇 가지 의미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첫째, 꾀꼬리 같은 소리는 노앵설이 인간과는 다른 존재임을 강조하는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요괴나 귀신은 독특한 목소리를 가지며,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한다고 여겨졌습니다. 노앵설의 목소리가 늙은 꾀꼬리와 같다는 것은, 단순히 새처럼 지저귄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목소리가 이질적이고 신비로우며, 인간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점을 의미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공중부양은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흔히 부여되는 능력입니다. 공중에 떠다닌다는 것은 물리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에 속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설정입니다. 한국 민속 전승에서 천정이나 대들보 위에 머무는 요괴들은 대개 인간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완전히 동등한 존재는 아닌 경계적 존재로 묘사됩니다.

즉, 노앵설의 특징은 그 존재가 인간과 다른 차원에 속해 있으며, 인간과 신비로운 방식으로 교류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4. 그 요괴(노앵설)는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노앵설은 일반적인 요괴와는 다르게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도둑맞은 물건을 찾아주거나 비밀을 밝혀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노앵설의 능력이 항상 환영받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거짓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노앵설이 두려운 존재였을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노앵설을 이용하려 하거나 그 존재를 원하지 않게 되었을 때, 결국 쫓겨나고 마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노앵설이 단순한 수호신적인 존재라기보다는, 인간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시험하는 존재였음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노앵설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 존재 자체가 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문제를 드러내는 역할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용재총화에서 말하는 노앵설이란?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노앵설의 이야기는 실존 인물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기록입니다. 장모 정씨의 회고록 속에서 노앵설은 집안의 한 계집종에게 붙어 살았으며, 예언 능력과 비밀을 간파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노앵설이 결국 상국 정구의 명령으로 쫓겨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 노앵설 같은 존재가 용인될 수 있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 즉, 노앵설은 인간의 이익을 도울 때는 환영받지만, 사회적 규범과 충돌할 경우 결국 배척당하는 존재로 나타납니다.


6. 결론 - 노앵설에 대한 정리

노앵설은 한국 전통 요괴 중에서도 독특한 존재입니다.

  1. "늙은 꾀꼬리의 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특별한 목소리를 가진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2.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순수하면서도 신비로운 존재로서의 특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3. 공중부양과 기묘한 목소리는 노앵설이 인간 세계와 다른 차원에 속한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4.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진실을 밝혀내는 능력 때문에 결국 배척당하는 존재입니다.
  5. 『용재총화』의 기록을 통해 볼 때, 인간 사회에서 노앵설 같은 존재는 일정한 한계를 넘어설 수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노앵설은 단순한 귀신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도덕성과 질서를 시험하는 경계적 존재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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