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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괴물,요괴,귀신/한국괴물,요괴,귀신

[한국의 요괴] 소설 속 도깨비들은 어떤식으로 쓰이고 불리었을까?? 치우천왕기, 월하의 동사무소,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의 도깨비들은..

by 크리스탈칼리네이 2025. 4. 11.

출처 : https://image.yes24.com/goods/4870621/XL

치우천왕기 속 도깨비들

 

『치우천왕기』에는 두 종류의 도깨비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인도인, 게르만인 등 동아시아권과는 전혀 다른 외형을 가진 이방인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외모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토착민들에게 도깨비로 오해받은 경우입니다. 이들은 실제 도깨비가 아니라 외지인이며, 생김새가 낯설어 괴이하게 여겨졌던 인물들입니다.

두 번째는 전승 속의 진짜 도깨비입니다. 이들은 초자연적인 힘을 다루며, 정령에 가까운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 도깨비들은 술법을 부리며, 특정한 자연 조건에서만 소환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과 관련된 도깨비를 불러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울이나 강과 같은 수원(水源)이 있어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붙습니다. 이는 이 도깨비들이 단순한 요괴가 아니라 정령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 도깨비들의 우두머리는 ‘비울걸’이라는 존재로, 다양한 술법을 구사하며 부하 도깨비들을 이끕니다. 비울걸은 다른 정령들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주술이나 의식을 통해 불려지는 존재로 보이며, 치우천왕기의 도깨비 서사에서 중심적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또한 『퇴마록』에 등장하는 수아라는 소녀가 조종하는 정령들 중 일부도 이러한 도깨비 계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지만, 술법과 정령 개념이 유사하게 적용되는 점을 보면 도깨비적인 요소가 혼합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치우천왕기』의 도깨비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문화적 오해에서 비롯된 존재와, 정령에 가까운 초자연적 존재의 두 갈래로 구분되어 존재하며, 각각 상징하는 바가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image.aladin.co.kr/product/31573/87/cover500/e112531218_1.jpg

 

『월하의 동사무소』는 도깨비를 현대 사회에 적응시켜 공무원으로 활동하게 만든 독특한 설정을 가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도깨비들이 단순한 요괴나 전설 속 존재가 아니라, 퇴마를 전문으로 하는 정부 기관의 직원으로 등장합니다. 그들은 '퇴마과'라는 부서에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요괴나 악령을 처리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이는 도깨비의 능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박 과장이 데리고 다니는 ‘미스터 김’이라는 도깨비는 천진난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도깨비의 특징을 그대로 지닌 존재입니다. 그는 술을 좋아하고, 메밀묵을 즐기며, 여성에게 관심이 많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조선시대나 민속 이야기 속에서 묘사되던 도깨비의 성향을 현대적인 맥락에 맞게 이식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김독각’이라는 이름의 도깨비는 다소 이색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그는 은행에 금을 저금하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등 인간 사회의 경제 시스템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도깨비가 단순히 본능적이고 장난기 많은 존재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정을 통해 확장된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처럼 『월하의 동사무소』는 도깨비를 옛날 이야기 속 괴물이 아닌, 현대적 감각을 지닌 이질적 존재로 재구성하며, 도깨비의 전통적 특성과 현대 문화를 결합시킨 작품입니다. 이로써 도깨비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상징적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458x0/pdt/9788982735745.jpg

 

『도깨비(새 시리즈) -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등장하는 도깨비는 전통 설화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독창적인 설정을 가미하여 현대적이고 독자적인 판타지 종족으로 재탄생한 존재입니다. 이 작품에서 도깨비는 선민(選民) 종족 중 하나로 묘사되며, 단순한 요괴나 괴물이 아닌, 뚜렷한 문화와 생태, 능력을 가진 고유한 종족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우선 외형적으로 살펴보면, 이 세계의 도깨비는 전통적 이미지에서 자주 묘사되는 뿔이나 괴기스러운 얼굴을 지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과 매우 흡사한 외모를 가졌다고 표현되며, 덩치는 인간보다는 훨씬 큰 것으로 그려집니다. 이 크기는 인간과 레콘(또 다른 종족) 사이 정도로 추정되며, 다부지고 위압감 있는 체형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체격은 도깨비의 힘과 체력을 강조하며, 씨름을 좋아하는 그들의 성향과도 연결됩니다.

 

전통 설화에서 도깨비는 도깨비 방망이나 감투 등 독특한 보물들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는 이 중 '도깨비 감투'가 등장하며, 이 감투를 쓰면 투명화되는 능력이 발휘됩니다. 이는 설화 속 도깨비 감투의 기능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설화적 요소를 판타지 세계관에 효과적으로 녹여낸 예시입니다. 반면 도깨비 방망이는 등장하지 않는데, 이는 힘의 상징보다는 지능적이거나 마법적인 능력에 집중된 도깨비의 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또한 이 도깨비들은 ‘도깨비불’이라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파이로키네시스(pyrokinesis), 즉 정신력으로 불을 다루는 능력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설화 속에서 도깨비불이 유령의 불빛이나 정령의 현현처럼 묘사되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지만, 불이라는 상징적 속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들은 딱정벌레를 길들이는 독특한 재주가 있으며, 그 딱정벌레와 수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는 설정이 존재합니다. 이는 도깨비가 인간과는 다른 생태와 문화를 가진 종족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흥미로운 장치입니다.

 

성격적인 측면에서도 『눈물을 마시는 새』의 도깨비들은 전통 도깨비의 특징을 잘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장난을 좋아하며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민담에서 자주 묘사되던 도깨비의 해학적 이미지와도 부합합니다. 또한 씨름을 즐기며 힘을 겨루는 것을 좋아하는 문화적 특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흥미로운 설정은, 이 도깨비들이 피를 매우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강하고 두려움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도깨비의 이미지와는 반대되는 특성으로, 그들 종족의 심리적 약점을 드러내며 캐릭터의 입체성을 더해 줍니다.

 

죽음 이후의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도깨비는 죽으면 ‘어르신’이라는 영적 존재로 변모하는데, 이는 일종의 조상령 또는 수호령처럼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설정은 도깨비가 단순히 생물학적 개체가 아니라, 영적 순환의 일부라는 깊이 있는 세계관을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이는 무속신앙에서 도깨비가 수호신이나 마을신으로 변화하는 구조와도 닮아 있으며, 한국 전통 신앙과 세계관을 판타지 요소로 세련되게 변형한 사례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시리즈에서의 도깨비는 그들 특유의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성격을 텍스트 전반에서 매우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유쾌한 존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세계관, 감정 구조를 통해 독자와의 교감이 가능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도깨비 캐릭터 중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예로, 한국적 판타지를 세계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눈물을 마시는 새』의 도깨비는 외형적‧문화적‧심리적 요소에서 전통 설화를 기반으로 하되, 현대 판타지에 맞게 독창적으로 구성된 종족입니다. 그들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독자적인 언어와 습성, 영적 구조를 가진 하나의 민족으로서 설정되며, 이는 한국 도깨비 전승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이러한 도깨비의 모습은 앞으로의 창작 판타지 세계에서도 다양하게 변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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