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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요괴] 호랑이에게 죽어 원통한 나머지 귀신이 된 창귀(倀鬼)

크리스탈칼리네이 2025. 6. 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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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원


창귀(倀鬼)는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의 요괴입니다. 이 이름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됩니다. 첫째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거나 잡아먹힌 사람의 혼(魂)을 뜻하며, 둘째는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특히 호랑이에게 죽은 귀신으로서의 창귀는 동북아시아 지역, 즉 대한민국과 중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전승입니다. 한국 민간에서는 지역에 따라 "홍살이 귀신"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태백 지역에서는 좀 더 토속적인 명칭인 "가문글기"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귀신으로서의 의미 외에, 창귀는 사람에게 적용되어 누군가의 앞잡이나 밀정 역할을 하며 여러 사람을 어려운 상황에 빠뜨리는 인물을 비유하는 낱말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조선 시대의 기록인 승정원일기나 조선왕조실록 등에서도 이러한 비유적인 의미의 창귀가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는 이와 관련된 고사성어인 '위호작창(爲虎作倀)'이 있는데, 이는 '호랑이를 위해 창귀가 되다'라는 뜻으로, 악인을 도와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이는 창귀라는 존재가 단순한 귀신 이야기를 넘어 사회적, 정치적인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 https://i.pinimg.com/736x/66/e1/81/66e1814489406612c4e0482dabbd364d.jpg



2) 전승 이유


창귀 전승이 나타나고 이어져 온 이유는 당시 사람들이 겪었던 호환(虎患), 즉 호랑이로 인한 피해에 대한 깊은 공포와 관련이 깊습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산신령으로 여겨지기도 할 만큼 강력하고 신비로운 존재였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존재였습니다. 호랑이에게 사람이 해를 입는 사건은 예측하기 어렵고 막기 힘든 비극이었으며, 이러한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설명과 위로, 그리고 앞으로의 피해를 막고자 하는 염원이 창귀 전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이 창귀가 되어 호랑이의 노예가 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호랑이에게 바쳐야만 자신이 해방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호환의 피해자가 겪는 고통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영원히 이어진다는 공포를 반영합니다. 또한, 창귀가 자신의 가족이나 인척부터 희생자로 찾는다는 이야기는 공동체 내에서 발생하는 비극이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두려움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전승은 사람들에게 호랑이를 조심하고, 호환을 당한 사람과 그 가족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호식장이나 범굿과 같은 장례 및 제의 풍습은 이러한 공포에 대처하고,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s://i.pinimg.com/736x/c3/df/cc/c3dfcc2627727ba491a3c5147e640cf8.jpg



3) 전승 내용 분석


창귀 전승의 내용은 호랑이에게 희생된 사람이 어떻게 변모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설정은 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이 창귀가 되어 호랑이에게 종속된다는 것입니다. 명나라의 도목이 지은 <청우기담>에서는 창귀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영혼으로, 감히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고 오로지 호랑이의 노예가 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지원의 <호질>에서는 호랑이가 사람을 몇 번 잡아먹었는지에 따라 창귀의 종류와 역할이 달라진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등장합니다. 호랑이가 사람을 한 번 잡아먹으면 굴각(屈閣)이라는 창귀가 되어 호랑이의 겨드랑이에 붙어 호랑이를 이끌고 부엌으로 가서 집주인이 야참을 만들게 유도합니다. 두 번 잡아먹으면 이올(彛兀)이 되어 호랑이의 광대뼈에 붙어 함정이나 쇠뇌를 미리 파악하여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 번 잡아먹으면 육혼(鬻渾)이 되어 호랑이의 턱에 붙어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호랑이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구분은 창귀가 단순히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호랑이와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로 묘사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창귀는 자신이 호랑이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호랑이에게 희생시켜야 하는데, 이를 '다리 놓기' 또는 '사다리'라고 부릅니다. 창귀는 주로 자신의 가족이나 인척들부터 희생자로 찾아간다고 알려져 있어, 호환을 당한 집안과는 사돈의 팔촌과도 혼사를 맺지 않는 풍습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는 창귀 전승이 단순한 괴담을 넘어 당시 사회의 관계와 풍습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창귀는 특정 행동이나 감정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어우야담에서는 호랑이 꼬리에서 나오는 독기에 사람이 홀려 스스로 옷을 벗고 호랑이 앞으로 나간다고 묘사하며, 이를 창귀의 짓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다른 전승에서는 창귀가 슬픔의 화신으로 여겨져, 사람이 이유 없이 서럽게 울거나 슬픈 노래를 부르면 창귀에 씌인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는 창귀가 단순한 물리적 위협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리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창귀를 퇴치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도 전승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귀가 신것(매실, 소귀나무 열매)이나 소라, 골뱅이를 좋아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함정을 파서 묶어두면 호랑이의 경계심이 줄어든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호환을 당한 시신을 호식터에서 바로 화장하고 돌무덤을 쌓은 뒤 시루를 덮고 쇠가락이나 칼을 꽂는 '호식장(虎食葬)' 또는 '호식총(虎食塚)'이라는 특이한 장례 의식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는 창귀를 가두어 더 이상 다른 사람을 해치지 못하게 하려는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퇴치법으로는 호환 피해자 집안의 장손이 식인 호랑이를 잡아 그 심장이나 생간을 생으로 뜯어먹어 복수하면 창귀들이 해방된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러한 다양한 전승 내용은 당시 사람들이 호랑이와 창귀라는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4) 전승 속 교훈과 해석


창귀 전승은 여러 가지 교훈과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자연의 위협에 대한 경각심입니다. 호랑이라는 강력한 맹수에게 언제든 해를 입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가 전승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상기시키며, 산과 숲을 함부로 다니지 않도록 하는 경고의 의미를 내포합니다.

둘째, 비극적인 죽음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상상입니다. 호환과 같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영혼이 편히 가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설정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원한 맺힌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합니다. 이는 죽은 자를 잘 위로하고 장례를 제대로 치르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불행이 계속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셋째, 공동체와 관계의 중요성입니다. 창귀가 가족과 인척부터 희생자로 찾는다는 이야기는 공동체 내부의 유대감이 깨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보여줍니다. 또한, 호환을 당한 집안과 혼사를 맺지 않는 풍습은 불행이 전염될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공동체가 위험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이는 어려운 일을 겪은 이웃을 돕고 함께 슬픔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악의 순환과 해방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창귀가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야만 자신이 해방된다는 '다리 놓기' 설정은 악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는 비극적인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순환을 끊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원흉인 호랑이를 처단하는 것입니다. 이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야만 진정한 해방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정치적 비판의 의미입니다. '위호작창'이라는 고사성어와 같이, 창귀는 권력자의 앞잡이나 간신, 세간 등 악인을 도와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인물을 비유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창귀 전승이 단순한 민담을 넘어 당시 사회의 부조리나 권력 남용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즉, 창귀는 자연의 공포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 내부의 악행에 대한 경고와 비판의 상징으로도 기능했습니다.



5) 이름 자체의 속성과 특징


'창귀(倀鬼)'라는 이름 자체는 호랑이에게 해를 입어 죽은 사람의 혼이라는 핵심 속성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倀'은 '어리석을 창', '미칠 창'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호랑이에게 홀려 이성을 잃고 죽거나, 죽어서도 호랑이에게 종속되어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 귀신의 상태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鬼'는 당연히 귀신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창귀'라는 이름은 호랑이와 관련된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해 발생한 귀신이라는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나타냅니다.

이 이름의 특징은 그 존재가 독립적인 악령이라기보다는 특정 조건(호환)에 의해 발생하고 특정 존재(호랑이)에게 종속된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창귀는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호랑이의 부림을 받거나, 혹은 그 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다른 희생자를 찾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는 창귀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속성을 이름 자체에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창귀'라는 단어가 사회적, 정치적인 맥락에서 '위호작창'과 같이 악인의 앞잡이를 비유하는 데 사용된 것은 이 이름이 가진 '종속되어 악행을 저지르는 존재'라는 속성이 현실 세계의 부조리를 설명하는 데에도 유효했음을 보여줍니다. 즉, '창귀'라는 이름은 단순히 초자연적인 존재를 지칭하는 것을 넘어, 특정 상황에 의해 발생하고 악의 순환에 갇히며, 때로는 현실의 부당한 권력 관계를 비판하는 상징으로 확장될 수 있는 다층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6) 외모(생김새, 옷(갑옷))


제공해주신 내용과 제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창귀의 구체적인 외모나 생김새, 입고 있는 옷이나 갑옷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창귀는 주로 '혼(魂)'이나 '영혼(靈魂)'으로 언급되며, 물리적인 형체보다는 비물리적인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박지원의 <호질>에서는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은 횟수에 따라 창귀가 '굴각', '이올', '육혼'으로 나뉘며 각각 호랑이의 겨드랑이, 광대뼈, 턱에 붙어 다닌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창귀가 호랑이의 신체 일부에 기생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이것이 구체적인 외형을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우야담에서는 호랑이 꼬리에서 나오는 독기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물리적인 생김새라기보다는 비물리적인 영향력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창귀는 한국 민담 속 다른 귀신들처럼 특정 형태나 복장을 갖춘 존재로 묘사되기보다는, 호랑이에게 종속된 비극적인 영혼의 상태를 상징하는 존재로 더 많이 인식되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외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다는 것은 창귀의 공포가 시각적인 모습보다는 그 존재의 비극적인 운명과 다른 사람을 해쳐야만 하는 숙명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7) 무기와 방어구


제공해주신 내용과 제가 가진 정보에서는 창귀가 사용하는 무기나 착용하는 방어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창귀는 물리적인 전투를 벌이는 존재로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무기나 방어구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창귀의 주요 활동은 호랑이에게 종속되어 호랑이를 돕거나, 혹은 자신이 해방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호랑이에게 유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물리적인 힘이나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을 홀리거나 유혹하고, 길을 안내하거나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 등 비물리적이거나 주술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어우야담에서는 호랑이 꼬리의 독기로 사람을 홀린다고 묘사하며, 다른 전승에서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유인하거나 슬픈 노래를 불러 감정을 조종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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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창귀는 무기나 방어구를 갖춘 전사적인 존재가 아니라, 호랑이의 앞잡이로서 교활하거나 비극적인 방식으로 사람에게 접근하는 영적인 존재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그들의 힘은 물리적인 공격력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거나 상황을 조작하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8) 서식지


창귀의 서식지는 주로 호랑이가 활동하는 산간 지역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창귀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혼이기 때문에, 호환이 발생한 장소, 즉 '호식터'나 '호람(虎囕)'이라고 불리는 곳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호식총(虎食塚)이 만들어진 곳은 창귀가 봉인되어 있다고 믿어지는 금역(禁域)이 됩니다. 태백산 지역에 호식총 유적이 많이 분포해 있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 호환이 잦았고, 그만큼 창귀 전승이 강하게 남아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창귀는 호랑이의 노예로서 호랑이를 따라다니며 활동하기 때문에, 호랑이가 이동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지원의 <호질>에서 창귀가 호랑이를 이끌고 부엌으로 가거나 계곡의 함정을 파악하는 장면은 창귀가 호랑이와 함께 다양한 장소를 이동하며 활동함을 보여줍니다. 

물에 빠져 죽은 귀신으로서의 창귀 전승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이나 연못 등 물가 역시 창귀의 서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창귀'라고 하면 호랑이와 관련된 귀신을 떠올리며, 그 서식지 역시 호랑이가 사는 산과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창귀의 서식지는 그 발생 원인인 호환이나 익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장소이며, 특히 호랑이의 활동 범위와 겹치는 산간 지역이 주요 서식지로 여겨집니다.



9) 생활 풍습


창귀의 '생활 풍습'이라고 할 만한 것은 인간적인 삶의 방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창귀의 존재 목적이자 주된 활동은 호랑이에게 종속되어 호랑이를 돕거나, 혹은 그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이 창귀의 가장 핵심적인 '생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귀는 호랑이의 노예로서 호랑이의 사냥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박지원의 <호질>에 나오는 굴각, 이올, 육혼의 역할 분담은 창귀가 호랑이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함을 보여줍니다. 
 사람을 유인하거나, 위험을 미리 제거하거나, 심지어 희생자의 이름을 알려주는 등 호랑이의 사냥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창귀는 자신이 해방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다른 희생자를 찾습니다. 이를 '다리 놓기'라고 부르며, 주로 자신의 가족이나 인척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는 창귀가 겪는 고통스러운 상황과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보여줍니다.
창귀는 감정적인 특성도 보입니다. 항상 서럽게 울거나 슬픈 노래를 부른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자신이 겪은 비극적인 죽음과 호랑이에게 종속된 처지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슬픔은 때로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전염되어 이유 없이 슬프게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정 음식을 좋아한다는 점도 창귀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신것(매실, 소귀나무 열매)이나 소라, 골뱅이를 좋아하여 이것들을 보면 정신없이 달려든다고 합니다. 
 이는 창귀를 유인하거나 묶어두는 데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창귀의 생활 풍습은 호랑이에게 종속되어 사냥을 돕고, 다른 희생자를 찾아 '다리 놓기'를 시도하며, 슬픔을 표현하고, 특정 음식을 탐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적인 삶의 방식과는 매우 다른, 비극적인 운명에 갇힌 영혼의 활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 먹는 것


창귀는 귀신이기 때문에 인간처럼 음식을 섭취하여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승에 따르면 창귀가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제공해주신 내용에 따르면 창귀는 신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매실과 소귀나무 열매를 지나치지 못하고 정신없이 먹게 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라와 골뱅이도 좋아하여 이것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음식에 대한 창귀의 기호는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창귀를 유인하거나 묶어두는 주술적인 목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창귀가 좋아하는 음식을 놓아 함정을 파면, 창귀가 그것에 정신이 팔려 호랑이의 위기 감지 능력이 떨어져 사냥당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믿었습니다. 

이는 창귀가 비록 영적인 존재이지만, 특정 맛이나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집착이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창귀가 신것이나 특정 해산물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지만, 이는 창귀라는 존재의 비합리적이거나 기이한 특성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11) 숨은 속 뜻


창귀 전승에는 표면적인 이야기 너머에 여러 가지 숨은 속뜻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인간의 나약함과 공포입니다. 호랑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의 모습과, 죽어서도 호랑이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창귀의 운명은 자연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재난이나 비극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반영합니다.

둘째, 죄책감과 책임 전가입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사람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위험 때문에 나서지 못한 사람들이, 죽은 사람이 사실은 창귀였기 때문에 구하지 않은 것이라고 핑계를 대며 죄책감을 덜었다는 해석은 인간의 이기심과 자기 합리화를 보여줍니다. 
 또한, 창귀가 가족이나 인척을 희생자로 찾는다는 설정은 비극이 발생했을 때 가까운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원망하는 심리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셋째,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입니다. '위호작창'이라는 말처럼, 창귀가 악인을 돕는 앞잡이를 비유하는 데 사용된 것은 당시 사회의 부패와 권력 남용에 대한 민중의 비판 의식을 드러냅니다. 

 힘 있는 자에게 빌붙어 약한 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호랑이에게 종속된 창귀에 비유함으로써, 그들의 비인간적이고 비극적인 속성을 강조하고 경계하려 했습니다.

넷째, 슬픔과 비애의 상징입니다. 창귀가 항상 서럽게 울고 슬픈 노래를 부른다는 설정은 호환으로 인한 개인과 공동체의 깊은 슬픔과 비애를 상징합니다. 

 이는 단순히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과 한(恨)을 표현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악의 순환을 끊으려는 의지입니다. 창귀가 다른 희생자를 찾아야만 해방된다는 비극적인 순환 속에서, 호랑이를 직접 처단함으로써 창귀를 해방시킨다는 이야기는 악의 근원을 제거해야만 문제가 해결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현실의 어려움이나 부조리에 맞서 싸워 해결하려는 민중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12) 주요 전승


창귀에 대한 전승은 다양한 문헌과 민간 설화를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 중 하나는 당나라 시대 문인 배형(裴鉶)의 <전기(傳奇)>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마증이라는 사람이 사냥꾼의 도움으로 승려로 변한 호랑이와 창귀들을 퇴치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명나라의 문인 도목(都穆)이 지은 <청우기담(聽雨記談)>에서도 창귀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창귀를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영혼으로, 호랑이의 노예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헌 중에서는 조선 시대 박지원의 한문 소설 <호질>이 창귀에 대한 비교적 상세하고 독특한 묘사를 담고 있어 유명합니다. <호질>에서는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은 횟수에 따라 창귀가 굴각, 이올, 육혼으로 나뉘어 호랑이의 사냥을 돕는다는 설정이 등장합니다. 

조선 시대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서도 창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서는 호랑이 꼬리에서 나오는 독기를 창귀로 묘사하며, 이 독기에 사람이 홀려 스스로 호랑이에게 다가간다고 설명합니다. 

이 외에도 국립민속박물관 자료나 지역별 민간 설화에서 창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태백 지역의 '가문글기' 전승이나 호식총과 관련된 풍습은 창귀 전승이 특정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에 와서는 안예은 가수의 노래 '창귀'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1990년대 방영된 전설의 고향에서도 호환 에피소드에 창귀 소재가 사용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창귀 전승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3) 문화적 의미 또는 정치적 의미


창귀 전승은 한국 문화와 사회에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줍니다. 문화적으로는 호랑이라는 존재에 대한 복합적인 인식을 보여줍니다. 호랑이는 산신령처럼 신성시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인간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였습니다. 창귀는 이러한 호랑이의 무서운 면모를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이 영원히 그에게 종속된다는 설정은 자연의 힘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공포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또한, 창귀 전승과 관련된 호식장, 범굿, 호식총 등의 풍습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영혼을 위로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재앙을 막기 위해 노력했던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주술적인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죽음과 영혼, 그리고 재앙에 대처하는 한국 전통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호환을 당한 집안과 혼사를 맺지 않는 풍습은 공동체 내부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려는 사회적 기제가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정치적인 의미에서 창귀는 '위호작창'이라는 고사성어와 함께 권력자의 앞잡이나 간신을 비유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호랑이와 같은 강력한 권력자에게 빌붙어 약한 백성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창귀에 비유함으로써, 그들의 비인간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경계하려는 의식을 반영합니다. 창귀가 자신의 해방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처럼, 이러한 앞잡이들 역시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비유의 적절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창귀 전승이 단순히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넘어,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 관계에 대한 민중의 인식을 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14) 결론


창귀는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전해지는 독특한 요괴 전승입니다. 주로 호랑이에게 해를 입어 죽은 사람의 혼으로 알려져 있으며, 때로는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창귀 전승은 예로부터 사람들이 겪었던 호환에 대한 깊은 공포와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상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창귀는 호랑이의 노예가 되어 호랑이의 사냥을 돕거나, 자신이 해방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다리 놓기'를 시도하는 비극적인 존재로 묘사됩니다. 박지원의 <호질>에서는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은 횟수에 따라 창귀의 종류와 역할이 달라진다는 흥미로운 설정도 등장합니다. 창귀는 슬픔의 화신으로 여겨져 항상 서럽게 울거나 슬픈 노래를 부른다고 하며, 신것이나 특정 해산물을 좋아한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창귀 전승은 호식장, 범굿, 호식총 등 다양한 장례 및 제의 풍습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당시 사람들이 호환의 공포에 대처하고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며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했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위호작창'이라는 고사성어와 같이 권력자의 앞잡이나 간신을 비유하는 데 사용되면서 사회적, 정치적인 비판의 의미를 담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창귀는 단순한 괴담 속 존재를 넘어, 자연의 위협에 대한 인간의 공포, 비극적인 죽음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상상, 공동체와 관계의 중요성, 악의 순환과 해방에 대한 메시지, 그리고 사회 부조리에 대한 비판 의식 등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심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한국 민담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창귀 전승은 오늘날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오며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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